(시인 동봉철) 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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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신발 끈을 꼭 묶고,
거울 속 나를 다독이며 들어선 곳.
그곳에서 너를 보았네.
반짝이는 땀방울, 단단한 말벅지.
나는 그날부터 너를 훔쳐보았네.
덤벨을 들 때, 스쿼트를 할 때,
너의 모든 순간을 조용히 새겼네.
서방님, 내 서방님.
사실은 너를 만나기 위해
매일같이 스장을 찾았네.
하지만 나는 소녀, 너와 나는 너무 멀어.
내 수줍음은 바벨보다 무겁고,
고백은 끝내 들리지 않네.
그래서 이렇게 시를 쓰네.
널 붙잡을 노래
너는 모를, 나의 비밀을 품고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