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승무패, 오늘도 돈을 걸고,
싸구려 패딩을 입고 거리를 나섰다.
“오늘은 꼭 적중해, 오늘은 내가,
몽클레어형이 될 거야,”
후배들, 짝사랑하는 리순희 앞에서,
폼을 잡고 멋지게,몽클레어형으로 거닐고 싶었어.
그러나…
후반 97분,
상대팀의 극적인 골이 들어가며
모든 희망은 날아가 버렸다.
몽클레어 패딩의 꿈도,
그 꿈도 사라져버린 채
세일할때 산 2.4만 원짜리 폴햄 패딩을 입고,
내가 갈 길은 더욱 멀어졌다.
2025년 2월, 겨울은 싸늘히 다가오고,
일기예보는 영하 21도를 기록했다.
서울의 차가운 공기 속에서
폴햄 패딩을 입은 나는
덜덜 떨며 몸을 움츠린다.
“이번에는, 이번에는!”
다시 돈을 걸어봤지만,
후반 93분, 또다시 상대팀의 동점골.
모든 것을 잃고,
수중에 남은 건 빈 지갑 하나.
몽클레어형이 되기를 바랐지만,
현실은 그보다 차갑고 냉혹하다.
겨울은 나를 더욱 추워지게 하고,
모든 꿈은 싸구려 패딩처럼 찢어져버린다.
내가 가고 싶은 곳,
내가 되고 싶은 모습,
그 모든 것들이 허상처럼 사라져
몽클레어형이 된 꿈은
다시 눈에 띄지 않는 곳으로 떠나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