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동봉철) 제목: 천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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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문의 기록
어둠이 깔리면 하늘엔
옛날이 새겨져 있음.
수천 년을 떠돌던 빛이
지금 이 순간, 내 눈에 닿았음.
별 하나 사라진 자리마다
잊힌 이름들이 떠오르고,
유성은 빠르게 스쳐 가며
누군가의 소원을 태워 버렸음.
달은 조용히 흘러가며
우리의 밤을 지켜보았음.
그러나 그조차도 서서히
먼지로 스러질 운명임.
우리는 끝없이 바라볼 뿐,
손에 쥘 수도, 붙잡을 수도 없음.
시간과 함께 흐르는 하늘 아래
잠시 머물다 가는 존재일 뿐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