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동봉철) 출석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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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의 종이 울리면
모든 것은 시작됨.
교실 안, 앉아 있는 사람들 중
누가 먼저 자리를 채울지,
한 명씩, 한 명씩,
출석부에 이름이 적혀 간다.
"동봉철, 동봉철!"
소리가 울리면
손을 들고 대답하는 그 순간,
마치 전쟁터에서
내 이름을 부르는 것처럼
가슴이 두근거린다.
몇 분을 기다리고,
몇 번을 손을 들며
다른 사람을 넘어서야
내 이름이 들린다.
"여기!"
매일의 출석 전쟁 속에서
우리는 서로를 넘고,
또 넘어가며
하나씩 더 가까워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