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동봉철) 제목: 태사자

먼지를 뒤집어쓴 이름,
한때는 빛나던 순간들이
이제는 희미한 메아리로 남아 있다.
환호 속에 선 날도 있었지,
불꽃처럼 타오르던 날들도.
그러나 불꽃은 오래 머물지 못하고
결국은 바람에 흩어졌다.
누군가는 잊었고,
누군가는 기억했다.
그러나 기억마저 흐려져 가는 지금,
거울 속 얼굴은 낯설기만 하다.
그래도, 어딘가에서
그날의 노래를 부르는 이가 있다면.
아직 사라진 것은 아닐지도 모른다.
그들의 이름은 태사자
아프리카 사자들처럼 용맹하게 나아 가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