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에 두고 온 내 마음
두만강 물살은 차가웠다.
얼어붙은 밤하늘 아래
나는 입술을 깨물며 강을 건넜다.
뒤돌아보면 안 된다고 했지만,
나는 끝내 고개를 돌렸다.
멀어지는 저편,
내가 버리고 온 모든 것이 있었다.
개성공단의 회색빛 거리,
공장 사이를 스치던 바람,
그리고, 계림숙.
작업대 너머로
살짝 마주치던 눈길,
점심시간마다 내게 내밀던
고소한 콩비지 한 숟갈.
"이거 먹고 힘내라"
그 한마디에 심장이 뛰었는데,
이젠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
나는 남으로,
너는 여전히 그곳에.
계림숙,
네가 아직도 거기 있다면
나를 기억이라도 해줄까.
아니면,
너도 나처럼
모든 걸 두고 떠나야 했을까.
두만강은 여전히 흐른다.
내 마음도 그 강을 따라
북쪽 어딘가를 떠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