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나리꽃아매
개나리꽃 피는 그 봄에도
우리는 서로를 놓지 않았지
강 건너 바람이 차가웠고
눈빛은 말 대신 떨렸지
계리숙, 너는 말했지
"강을 건너면, 다시 올 거야?"
나는 대답하지 못한 채
흐르는 물을 바라보았지
북쪽 하늘엔 아직 겨울이었고
남쪽 들녘엔 봄이 스며들었어
나는 봄을 향해 떠나지만
너는 겨울에 남아 있어야 했어
손을 뻗으면 닿을 듯
그러나 닿지 않는 거리
나는 강을 건너고
너는 먼 곳에서 바라보았지
리숙아, 개나리가 지면
내가 남긴 발자국도 사라질까
너는 여전히 북쪽에서
나의 이름을 부를까
바람이 불어 강이 흔들릴 때면
나는 너의 손길을 기억해
그리고 흐르는 물 위로
끝내 삼켜지지 않는 우리의 이름을 띄워 보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