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동봉철) 즉흥시, 제목: 똥까시

똥까시
사랑이란 때때로
가장 낮은 곳까지 내려가는 것
숨기고 감추던 자리까지
입술로, 혀끝으로 안아주는 것
네가 날 원했을 때
나는 부끄러움을 삼키고 가장 연약한 곳을 쓰다듬었지
그곳에 담긴 온기까지도
그러나 사랑이란
주어진 만큼 돌아오지 않는 것
내가 더 깊이 내려갈수록
너는 더 멀리 떠나갔지
부드럽던 순간들은
기억 저편으로 밀려가고
남겨진 건 씁쓸한 잔향뿐
입술 끝에 남아버린 너의 부재
사랑이란, 결국
더럽혀지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의 가장 낮은 곳을
받아들이는 것이었는데
나는 그리웠고
너는 잊혀갔지 내 슬픈 사랑의 반추, 너의 향긋하고 똥내나는 지독한 그리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