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동봉철) 제목: 난 왔다갔지

난 왔다갔지
난 왔다갔지,
너의 마음 속을 떠나기 전까지
그냥 지나쳤던 길가에
남겨둔 내 그림자만큼 무겁게
우리는 서로를 너무 늦게 알았고
손을 잡을 순간에도
서로를 놓을 수밖에 없었던 그 날
떠날 준비를 하던 내게
너는 눈물만 남겼지
난 왔다갔지,
너의 마음을 빌려서 잠시 머물다
언제나처럼 그 자리를 비웠고
너는 기다릴 수밖에 없었을 거야
그러나 나는 알지,
다시 돌아갈 수 없다는 걸
너는 나를 다시 찾지 못할 거라는 걸
그렇게, 우리는 지나가버렸지
어긋난 아쉬움에 생겨버린 마음속 공허함과 딱지가 지지않는 생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