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동봉철) 제목: 쿠팡맨

쿠팡맨
새벽녘, 그는 거리의 그림자
차가운 바람 속에 묻혀 오늘도 그 길을 걸어간다
누군가의 손에 들려진 작은 상자
그 속에는 희망이 담겨 있을지도
하지만 그가 되돌릴 수 없는 것은
스스로에게만 남은 무게뿐
집으로 돌아갈 때쯤이면
그의 발끝에 흐려진 빛
가족의 웃음소리는 이른 아침처럼
지나가고, 그 자리에 남은 것은
한낮의 뜨거운 햇살뿐
쿠팡맨, 그는 늘 그렇게
다시 돌아오는 길을 잃고
사람들은 그의 뒷모습에
아련한 시계를 놓아두고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