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동봉철) 로또

로또
한 장의 종이를 꼭 쥐었다
희망처럼, 기도처럼
손바닥에 스며든 숫자들
어느 밤엔 꿈속에서
나는 부자가 되었고
텅 빈 냉장고 문을 열어
무엇이든 꺼내 먹었다
하지만 아침이 오면
늘 같은 자리, 같은 현실
굳어진 밥, 닳아버린 구두
숨죽인 한숨이 벽을 타고 흐른다
토요일 밤
마지막 칸까지 숫자를 확인하고
멍하니 하늘을 바라본다
한낱 종잇조각을 찢으며
내 손에 남는 것은
희망이었을까, 허망이었을까
로또
한 장의 종이를 꼭 쥐었다
희망처럼, 기도처럼
손바닥에 스며든 숫자들
어느 밤엔 꿈속에서
나는 부자가 되었고
텅 빈 냉장고 문을 열어
무엇이든 꺼내 먹었다
하지만 아침이 오면
늘 같은 자리, 같은 현실
굳어진 밥, 닳아버린 구두
숨죽인 한숨이 벽을 타고 흐른다
토요일 밤
마지막 칸까지 숫자를 확인하고
멍하니 하늘을 바라본다
한낱 종잇조각을 찢으며
내 손에 남는 것은
희망이었을까, 허망이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