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동봉철) 불금

이번 주도 어김없이
금요일이 찾아왔구나.
거리엔 불빛이 넘치고
사람들은 웃으며 잔을 부딪치지만
내게 금요일은 축제가 아니다.
내 님은 북녘땅에 있고
나는 두만강을 건넌 새터민.
너와 헤어지던 강가에서
얼어붙은 손을 맞잡았던 그 순간,
네 손수건을 내 손에 쥐여주던 그 순간이
이 밤에도 선명하다.
맥주 한 잔, 영화 한 편,
사람들에게는 흔한 금요일의 풍경이지만
내게는 마음속 사치일 뿐이다.
네가 없는 밤은 취할 수도 없고
한순간도 가벼울 수 없다.
다들 불금이라 떠들지만
내 금요일은 너를 그리는 날,
두만강 바람에 네 향기가 스칠까
손수건을 가슴에 품고
목 놓아 울며 이별을 되새기는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