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님 통장에 118,503,000,000,000,000원이 입금…" 황당실수로 진땀뺀 美은행

미국 시티그룹이 한순간의 실수로 고객 계좌에 81조 달러(약 11경 8503조원)를 송금했다가 부랴부랴 취소한 사건이 뒤늦게 밝혀졌다.
지난 1일(현지시간) CNBC 방송 등 여러 외신은 지난해 4월에 있었던 시티그룹 소속 직원들의 엄청난 실수를 뉴스로 보도했다. 당시 한 직원은 고객 계좌에 280달러(약 41만원)를 보내려다가 실수로 81조 달러를 송금했다. 하지만 결제 담당 직원과 거래 확인 담당 직원 모두 이 오류를 발견하지 못했고, 해당 거래는 다음 날 영업 시작 시점에 처리되는 것으로 승인됐다.
다행히 은행 계좌 잔액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발견한 세 번째 직원이 송금 90분 만에 오류를 잡아냈고, 수 시간 후 송금이 취소될 수 있었다. 시티그룹 측은 "내부 통제 시스템이 신속하게 입력 오류를 식별해 송금을 취소했다"며 "이러한 메커니즘으로 은행에서 자금이 빠져나가는 것도 막았다"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 사건이 은행이나 고객에게 미친 영향은 결과적으로 없었지만, 프로세스를 자동화하기 위한 지속적인 노력이 중요하다는 점을 상기시켰다"라고 덧붙였다.
외신이 입수한 내부 보고서를 보면 이외에도 지난해 시티그룹에서는 '아슬아슬한 실수'가 10건이나 있었다. 금액 처리 오류를 바로잡아 자금을 회수했으나, 총 10억달러(약 1조 4630억원)가 넘는 규모였다. 이처럼 10억달러 이상 송금 실수가 반복되는 것은 은행 산업 전반에서 이례적인 일이라고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앞서 시티그룹은 지난 2020년 화장품 그룹 레블론의 채권자들에게 9억 달러(1조 3167억원)를 실수로 송금한 대형 사고를 낸 적이 있다. 당시 사건으로 마이클 코바트 시티그룹 최고경영자(CEO)가 해임되고 거액의 벌금을 물어야 했다. 이후 2021년 시티그룹 최고 경영자가 된 제인 프레이저는 이 문제 해결을 '최우선 과제'라고 강조했지만, 지난해 리스크 통제와 데이터 관리 문제를 시정하지 못해 통화 감독청과 연방준비제도이사회로부터 1억 3600만달러(1989억 6800만 원)의 벌금을 부과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