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동봉철) 메밀꽃 필 무렵

메밀꽃 필 무렵
달빛이 스며든 들판 위로
하얀 꽃들이 흐드러진다.
바람에 흔들리는 메밀꽃 사이로
낡은 수레바퀴 자국이 이어지고,
그 길 위엔 한 사람이 걷는다.
가슴속에 지워지지 않는 얼굴,
지나간 시간의 그림자가 길어질수록
꽃잎은 더욱 환하게 빛난다.
머나먼 길 끝,
그리움도 바람이 되어 사라질까.
아니, 어쩌면 이 하얀 들판 어딘가에
그날의 기억처럼 피어나고 있을지도
북녂땅 그녀의 이름은 계림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