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동봉철) 동파육

동파육
기름에 잠긴 고기는
서서히, 느리게 익어간다.
부드럽게 풀어지는 살결 속에서
구수한 향기가 번져간다.
진한 간장과 향신료들이
육즙을 품고,
고기의 깊은 속까지 스며들면
한 입에 들어가는 순간
입 안에서 부서지는 풍미.
달콤하면서 짭짤한 맛이
겹겹이 쌓여,
시간을 담은 맛이 된다.
조용한 저녁,
식탁 위에서 나누는 한 접시,
그 안에 숨은 세월과 이야기.
동파육은 그저 음식이 아닌,
소박한 기억의 일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