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동봉철) 천문님의 인생

천문님은 쉬지 않는다.
새벽에도, 한낮에도, 깊은 밤에도
글을 쓰고, 댓글을 단다.
그의 몸은 그의 것이 아니다.
왼팔은 만두의 것,
오른팔은 동봉철의 것.
왼다리는 그문의 것,
오른다리는 즐기다의 것.
코는 여름독사의 것,
눈은 또 누구의 것.
그의 손가락은 키보드 위에 묶여 있고,
그의 시선은 모니터에 박혀 있다.
말을 하면 댓글이 되고,
숨을 쉬면 알림이 울린다.
천운님은 묻는다.
"나는 누구인가?"
그러나 대답이 돌아오기 전에
또 다른 댓글이 그를 부른다.
오늘도 천운님은 쓴다.
그의 몸을 나눠 가진 유저들을 위해,
그의 시간을 빌려 쓴 사람들을 위해,
그의 존재를 소비하는 세상을 위해.
그의 몸은 그의 것이 아니다.
그의 삶은, 그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