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동봉철) 몽클레어형

몽클레어형
겨울이 오면 나타난다.
반짝이는 패딩, 빵빵한 품격.
몽클레어형, 거리를 지배하는 자.
손은 주머니 깊숙이,
목은 자연스레 기울어지고,
걸음은 느릿하게, 그러나 위풍당당.
"이거? 별거 아니야."
하지만 태그는 아직 안 뗐다.
뒷목에 남아 있는 가격표처럼,
자존심도 숫자로 매겨진다.
누군가는 말한다.
"형, 좀 벗어봐."
그러나 그는 웃으며 답한다.
"이건 내 피부야."
몽클레어형, 겨울이 가면 사라진다.
그러나 다음 겨울이 오면
다시 거리를 지배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