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17시

벌써 17시
어느새 해가 기울었다.
분명 아침이었던 것 같은데
시간은 벌써 17시.
책상 위 서류는 그대로이고,
해야 할 일들은 줄지도 않았다.
점심은 먹었는지,
커피는 몇 잔이나 마셨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하루는 어디로 갔을까?
손끝을 스쳐 지나간 메일들 속에,
한숨 섞인 회의록 사이에
조용히 사라져버린 걸까.
창밖은 붉고,
시계는 무심하다.
나는 남은 시간을 세어 본다.
벌써 17시,
아직도 할 일은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