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돈뵹철) 저금통

작은 구멍을 통해
모은 꿈들이 쌓여 간다.
차곡차곡 쌓여가는 시간의 무게,
하나하나, 작은 것들이
그 속에 담겨 있음을 안다.
갈라진 틈 속에서
빛을 기다리며 기다리던 꿈들,
한 푼 두 푼이 모여
언젠가는 큰 세상에 닿을 거라 믿는다.
그러나 저금통 속에서
아무리 흔들어도
소리 없는 비밀이 남아,
내일을 위한 준비일 뿐,
오늘의 갈증을 채우지는 않음.
텅 빈 듯하지만,
그 속에는 모두가 살아 있다.
조금씩, 조금씩
언젠가 펼쳐질 어떤 날을 위해
오늘도 고요히 채워 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