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동봉철) 물티슈

물티슈
한 장, 또 한 장,
밤을 적시는 하얀 종잇조각.
그녀와 헤어지고 이제는 홀로 남은 밤
내 오른손을 사용해 욕정을 해소하다
어김없이 야동을 틀고
내 오른손은 바삐 움직인다. 내 손바닥 마디마디에 격정의 움직임. 피스톤 운동
손끝에 남은 온기와
닿지 못한 숨결을 지우려
습관처럼 꺼내던 것들.
어느새 바닥난 상자 속엔
지난날의 잔상이 스며 있고,
지운다 해도 지워지지 않는 것들만
밤마다 다시 스며 나오네.
텅 빈 손으로 남은 조각을 모으다
어느새 달빛 아래
하얗게 흩어진 마음
그것은 하얀 마음인가
아니면 내 욕정의 배출들. 하얀 액체들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