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동봉철) 햇살이 비추고 바람마저 멈췄는데

햇살이 비추고
바람마저 멈췄다.
길가에 놓인 그림자들이
점점 더 길어지고
세상은 조용히 숨을 고른다.
하늘은 여전히 푸르고
구름은 한 점 없이 맑은데,
나는 그 자리에 서서
기다린다.
천문, 너는 오지 않는다.
시간이 멈춘 듯,
내일을 기약할 수 없어
내가 기다리는 모든 것은
그저 먼 곳에서 빛나는 별처럼
흔들릴 뿐.
햇살이 비추고
바람마저 멈췄는데
너는, 여전히 오지 않는다.
그 자리에 서서
이름을 불러본다.
그대가 오지 않는 날들 속에서
나는 다시 한번
그리움만을 움켜잡고
기다릴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