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동봉철) 행방불명이 된 노가더

너의 굳은 손,
세월을 거쳐 만들어진 손,
노가더로 살아낸 세월의 흔적들.
수십 년을 묵묵히 일하며
땅을 파고, 자리를 잡고,
돈을 쫓던 그때,
너의 손엔 흔적만 남았다.
그 꿈을 품고 캄보디아로 갔을 때,
흰색 팬티만 입고
낮밤을 가리지 않으며
도박 사이트의 매니저 일을 했다.
부자가 되겠다는 그 꿈에,
너는 몸을 팔고 마음을 팔았다.
시간이 흐르고,
두드려 맞고,
발톱은 하나씩 빠져나가고,
끝없는 고통 속에서
너의 의지만이 남아있었다.
그곳에서,
너는 행방불명이 되었다.
나가고 싶어도,
탈출할 길은 보이지 않던 그때,
대사관의 힘을 빌려
겨우 한국으로 돌아왔지만,
그 시절의 기억은
너의 가슴에 깊이 새겨졌다.
노가더님,
그 거친 손끝에서
남은 것은 고통과 상처뿐.
하지만 살아남았다.
언젠가 그때의 아픔을
사라지게 할 수 있을까,
너의 고된 삶은
이제 그저 먼 이야기처럼
흐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