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됸뵹철의 감슈셩) 발로 짖이겨진 만두

발로 짓이겨진 만두
길거리 한켠,
누구도 돌아보지 않는 곳에서
만두는 눅눅하게 쪄져 있었다.
그의 외형은 부풀어올라,
마치 삶을 걸어갈 준비가 된 듯 보였지만
그 속엔 아무 것도 없었다.
세상은 지나가며,
그를 비웃듯 발길을 주었고,
차갑고 무겁게 내려오는 발끝에
만두는 서서히 짓이겨졌다.
누군가의 발에 밟혀
모양을 잃어버린 그는
가련하게, 가난하게
그 자리를 차지했다.
누가 그를 보고 한 번이라도
애정 어린 눈빛을 보냈을까?
사람들은 그의 존재를 모르고,
그저 밟고 지나갔다.
한때 만두는 푸짐한 속을 자랑하며
누군가의 배를 채우려 했지만,
오늘은 아무 것도 채울 수 없었다.
불쌍한 만두,
가난한 만두,
그는 배고픔을 달래지 못하고
오로지 발에 짓이겨지며
세상 속에서 잊혀졌다.
그 속엔 그저 쌀가루와 소고기,
소박한 재료들만 남아 있었지만,
그 누구도 그의 이야기를 듣지 않았다.
비웃는 자들,
그의 존재를 조롱하는 자들,
그들은 만두가 아무리 처참히 밟히고
부서져도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
그는 단지 '하찮은 음식'에 불과한 존재일 뿐.
하지만 만약 그가 다시 일어난다면,
그의 속에 담긴 정성들이
잊혀지지 않도록
누군가는 그를 바라보아야 하지 않을까?
어쩌면,
세상에서 가장 소박한 존재가
가장 큰 의미를 지닌다는 사실을
알게 될 날이 오기를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