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동뵹철) 식욕을 돋구는 노래

뜨거운 솥 위에서
지글거리는 소리가 노래가 되고,
하얀 밥 위에 올려진 반찬들이
각기 다른 음으로 합창을 한다.
김치가 입술을 스칠 때
매운 향이 손끝까지 전해지고,
고기의 불향이 뼈 속까지 스며들며
허기진 마음을 흔든다.
냄비에서 나는 김이
구름처럼 퍼져 나가고,
젓가락 끝에서 춤추는
국물 한 방울, 입을 적신다.
식탁 위에서 춤을 추는 노래는
배고픔을 부른다,
한 입 한 입이 음악이 되어
내 몸속 깊은 곳까지 울려 퍼진다.
차가운 맥주 한 모금에
마음이 덩실덩실 춤을 추고,
국물 한 숟갈에
어느새 기분이 흐뭇해진다.
이 노래는 끝없이 이어진다,
식탁 위의 모든 것이
모두 나를 부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