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돈봉철) 취미가 3개인 아이

취미가 3개인 아이
하나, 그림을 그리며 세상 속으로 떠난다.
색연필 끝에서 길어지는 상상,
하늘을 벗어난 별들이 종이 위를 수놓고,
새로운 세계가 마음속에서 태어난다.
둘, 책을 펼쳐 들고
가슴 속에 다른 삶을 품는다.
책장 속에서 뛰어노는 용감한 기사,
바다를 건너는 소년,
모든 이야기가 손끝에 닿을 때마다
그는 또 다른 사람이 된다.
셋, 공을 차며 바람을 느낀다.
뛰는 발끝에서 퍼져 나오는 힘,
허공을 가르는 속도,
함께 웃고 떠드는 친구들과
세상이 좁아지지 않는다.
세 가지 꿈을 품고 살아가는 아이,
하루가 끝날 때마다
그 꿈들은 가슴 속에서
더 크게 자라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