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동봉철) 담배는 맛있다 그녀보다 더

담배는 맛있다 그녀보다 더
그녀의 입술을 대신한
담배 한 모금,
연기 속에 숨겨진
쓸쓸함이 달콤하다.
그녀의 목소리를 대신한
담배의 향,
조용히 퍼져나가며
세상의 끝을 마주한다.
그녀가 떠나간 자리를
담배로 채우며
타오르는 불꽃 속에
너와 나, 모든 것이 담긴다.
그녀보다 더,
담배 한 대가
허탈하게 남긴 구멍을
채워줄 때가 있다.
이제는 손끝에서 피어나는
그 냄새가 더 익숙하다.
그녀의 웃음보다,
그녀의 눈물보다 더,
담배는 맛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