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동봉철) 늦은 저녁

늦은 저녁식사
어둠이 깔린 저녁,
혼자서 차리는 밥상,
시간은 이미 한숨 속에 잠겨 있고,
배고픔은 조용히 기다린다.
찬밥 위에 덧칠해진
소소한 반찬들,
김치 한 조각이
저녁의 이야기처럼 씁쓸하고,
달걀 한 개가
잠시나마 따뜻함을 건넨다.
혼자 앉아
한 술 한 술 떠가며
흘러내린 하루를 삼킨다.
무심히 저물어가는 시간이
속삭이듯 스며든다.
늦은 저녁,
밥은 차가워도 마음은 여전히
뜨겁게 일렁이고,
그 작은 한 끼에
고요한 위로를 담아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