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동봉철) 해골

해골
차가운 흙 속에서
오래된 비밀을 품고 있는 해골,
시간의 흐름 속에
모든 것이 사라졌지만
그것만은 여전히 남아 있다.
그 표정, 그 눈빛,
잊혀진 이야기를 간직한 채
흙속에서 되돌아오는 소리,
단단한 이빨,
부서진 뼈 조각들 속에서
세월의 흔적을 찾아낸다.
해골은 말없이
모든 것을 보고 있었다,
살아가는 이들의 비밀을,
죽은 자들의 희망을.
그것이 지금까지도
어디선가 깨어나지 않게 만든다.
언젠가 나의 해골도
그 자리에 남을 것이다,
이 세상의 모든 흔적을
저마다의 모습으로 간직한 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