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돈뵹철) 정수근의 만행

롯데 자이언츠 정수근의 만행
그라운드 위, 불길한 그림자
정수근, 그 이름만으로도
전광판은 얼어붙고
관중은 숨죽인다
주먹을 쥐고, 입술을 깨물며
자신의 분노를 쏟아내는 그 순간
공이 아닌, 그의 손끝에서
폭풍처럼 휘몰아친다
사방에서 비난의 목소리,
그러나 그는 물러서지 않았다
열정이라 불러도 좋고,
만행이라 말해도 좋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그의 분노는 어디로 향할까
롯데 자이언츠의 유니폼 아래
상처만 남긴 채 사라져가는 그 모습
하지만 그라운드는 계속해서 돌아가고
승리는 다른 이들에게 속할 때
정수근의 이름만은
그 자리에 남아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