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동봉철) 로또는 내 손에서 멀어져간

매주 펼쳐지는 희망의 무대,
내 손에 쥐어진 작은 종이,
그 안에 담긴 숫자들은
어쩌면 꿈일 뿐이라 믿으며,
한 줄의 번호를 기도처럼 적는다.
첫 번째 숫자, 두 번째, 세 번째,
하나씩 맞춰지는 기쁨도 잠시,
그 꿈은 늘 마지막 순간에
내 손을 떠나, 멀어져간다.
수많은 밤, 희망을 품고
눈을 감고 그 번호를 바라보지만,
내 손끝에서 사라지는 순간마다
조금씩 더 멀어지는 로또.
누군가의 손에 쥐어지는 행운,
내게는 늘 꿈으로 남고,
그 번호의 행방을 묻는 세상은
다시 또 반복되는 실패를 안긴다.
하지만, 나는 여전히 그 종이를 펼친다.
언젠가, 그 꿈이 내게 올 거라 믿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