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동봉철) 무승부

무승부
양 팀의 숨결이 맞닿은 순간,
승리도, 패배도 없는 그 경계에서
우리는 머물렀다.
누군가는 웃고, 누군가는 씁쓸해하며
그 미세한 차이를 헤아렸다.
공은 네트에 닿지 않았고,
그렇다고 시간은 멈추지 않았다.
양쪽의 기운이 서로 엉켜
결국, 아무것도 얻지 못한 채
끝을 향해 달려간다.
무승부, 그 차가운 현실,
한 걸음도, 두 걸음도 나아가지 못한 채
우리는 그 자리에 머물러 있었다.
어쩌면 그 자체로도 의미가 있었을까,
그저 그대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채.
승리도 패배도 아닌,
그저 흐른 시간이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