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동봉철) 건국전쟁을 위한 광클

건국전쟁을 위한 광클
밤이 깊어갈수록 손끝은 바빠진다
빛보다 빠른 클릭,
화면 속 전장은 불꽃처럼 타오르고
수치는 오르고, 전선은 밀리고,
승리의 깃발은 아직 저 너머에 있다
한순간의 망설임이 패배를 부르고
한 번의 실수가 왕좌를 내어준다
눈은 흐려지고 손은 저려오지만
건국을 위한 전쟁은 끝나지 않는다
우리는 마우스를 쥔 개척자
도시를 세우고 국경을 확장하며
적들의 침공을 막아내고
그 사이에서 역사를 새긴다
새벽이 밝아오고 순위가 결정될 때
전장은 고요히 식어가지만
승자의 이름은 기록된다
한밤의 전사들, 광클의 개척자들이여
또다시 전쟁을 준비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