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동봉철) 순위권 경쟁에서 멀어져간 패배자 만두

한때는 뜨겁게 쪄 올랐으나
식어버린 김처럼 밀려났다
탱탱했던 피는 주름지고
속은 한없이 허전해졌다
치열한 랭킹 전쟁 속에서
한 입 베어물리기 전에
저만치 밀려난 이름, 만두
승자들의 식탁에 오르지 못한 채
구석에서 굳어가는 운명
끓는 물에도 뛰어들었고
뜨거운 기름에 몸을 던졌건만
더 빠르고, 더 강한 것들 앞에서
그저 미지근한 채로 남겨졌다
이제는 누구도 찾지 않는다
기억 속에서조차 식어버린 존재
그러나 언젠가 다시,
갓 쪄낸 뜨거운 김을 두르고
전선으로 나아갈 날을 꿈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