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됸봉쳘) 식인 만두

증기로 가득 찬 주방 한구석,
그들은 말없이 반죽을 빚었다
손끝에 묻은 밀가루 사이로
지워지지 않는 흔적들이 숨었다
칼이 지나간 자리마다
검붉은 기억이 스며들고
둥글게 뭉친 속은
기이하게도 따뜻했다
"잘 먹고 가라."
그 한마디에 누군가는 사라졌고
새로운 만두가 찜기에 올랐다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를 때마다
그들의 웃음도 퍼져 나갔다
밤이 되면, 그들은 다시
고기를 다지고, 피를 섞고
조용히 이야기를 나누었다
오늘도 잘 먹었다고,
내일도 다시 빚어야 한다고
내일도 빚기위해서는
다시 비오는날 스타킹을 씨우고 그들의 목에 칼을 드리워야 한다고
식인 만두, 한번 맛을 보면 빠져나올 수 없는 풍미의 인육만두
그게 바로 내가 별점 5점을 받고 있는 숨겨진 살인의 추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