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됸뵹철) 삼치기

삼치기
돌 하나 손에 쥐고,
고요한 물가에 섰다.
저기, 잔잔한 수면 위에
작은 파문을 그릴 준비를 한다.
하나, 둘, 손끝에서
던져진 돌이 물 위를 튕긴다.
첫 번째는 가볍게,
두 번째는 높게,
세 번째는 흔들리며,
네 번째는 조용히 가라앉는다.
파문이 사라지면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물은 다시 잔잔해진다.
그러나 내 눈에는 아직
그 물결이 남아 있다.
한 번 더 던져볼까,
조금 더 멀리, 조금 더 높이,
그러나 언젠가는
모든 돌이 가라앉겠지.
그저 물 위를 스쳐 지나가는 순간이
길게 남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