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동봉철) 뼈해장국

뼈해장국
밤을 삼킨 술잔의 기억이
아침의 속을 무겁게 짓누를 때,
뜨거운 김이 피어오르는
뼈해장국 한 그릇이 놓인다.
국물은 깊고도 묵직하여
속을 데우고, 정신을 깨운다.
고된 시간을 끓여낸 듯한 그 맛,
입술을 데어도 멈출 수 없다.
뼈에 붙은 살점은
긴 기다림 끝에 부드러워지고,
손끝으로 집어 든 그것을
이로 발라내며 하루를 삼킨다.
칼칼한 국물 한 숟갈에
어제의 취기가 흩어지고,
얼큰한 맛에 희미한 후회도
조금씩 사라져 간다.
이것은 단순한 음식이 아니다.
쓰디쓴 인생을 달래는 국물,
몸과 마음을 다시 세우는 한 그릇.
그리하여 우리는,
오늘도 뼈해장국을 찾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