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됸뵹철) 만두와 사다리

만두와 사다리
뜨거운 김이 피어오르는 만두,
그 속에는 무엇이 들어 있을까.
고기, 채소, 부드러운 국물,
아니면 지나온 시간의 조각들.
한입 베어 물면 퍼지는 온기,
입 안에서 녹아내리는 추억.
누군가는 허기진 마음을 달래고,
누군가는 아련한 어린 날을 떠올린다.
그리고 그 곁에 놓인 사다리,
위로 향하지만 불안한 높이.
한 칸, 두 칸,
발을 내디딜 때마다 흔들리는 운명.
누군가는 사다리를 올라가고,
누군가는 내려오지만,
그 끝이 어디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러나 만두는 다르다.
어떤 높이에 있든,
어떤 길 위에 서 있든,
한 입 베어 물면 모두가 같아진다.
만두와 사다리,
따뜻한 위로와 차가운 현실,
우리는 그 사이를 오르내리며 살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