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동봉철) 배가터질듯

배가 터질 듯
배가 터질 듯,
한참을 지그시 눌러본다.
먹고 또 먹고,
끝없이 채운 그 그릇,
하지만 마음은 여전히 비어있다.
뱃살은 늘어지고,
움직일 때마다 무겁게 다가오는
그 작은 굴곡들 속에서,
소리 없는 피로가 쌓인다.
한때는 아프지 않았던 그곳,
이제는 부풀어 오르고
거울 속에 그 모습을 보면
어떤 슬픔이 고여든다.
조금만 더,
한입만 더,
그러다 결국 나를 삼켜버린다.
배가 터질 듯,
숨을 깊이 쉬어도
누군가의 시선은 느껴지지 않는다.
그저 나만의 속삭임에
몸이 따라가고 있다.
하지만 그 끝에서,
이 작은 뱃살이
어쩌면 내게 준 교훈일지도 모른다.
다시, 다이어트가 아니라
내 마음을 채워야 한다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