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됸뵹철의 문학관) 피리부는 사나이 동봉철

피리 부는 사나이, 돈봉철
돈봉철은 피리를 불었다
북쪽 바람이 불어오는 밤,
달빛 아래 쓸쓸한 길목에서
그의 피리는 외로움을 노래했다
홋카이도의 깊은 숲,
눈 덮인 길 위에 발자국을 남기며
그는 한 음, 한 음 불어넣었다
바람도, 별빛도 그의 곁에 멈추었다
어디서 왔는지 묻지 마라
돈봉철은 길 위의 사내,
피리 소리 따라 흘러가는
구름과 같은 존재였다
그의 피리가 울리면
고개 숙인 이들이 눈을 들었고
길을 잃은 자들이 발걸음을 멈추었다
그러나 그는 머물지 않았다
언젠가 그 소리를 따라
누군가 먼 길을 떠나리라
돈봉철의 피리는 그날까지
홀로 밤을 가르며 흐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