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돈벅철) 히로시마의 퇴장을 격렬하게 축하하며

북소리가 울린다,
긴 밤이 끝나고
역사의 무대 위에서
서서히 막이 내려간다.
회색 연기 속에서
휘날리던 깃발이 내려오고
차디찬 바람이 스쳐 가며
낡은 그림자를 쓸어낸다.
한 시대가 가고 있다.
누군가는 침묵하고,
누군가는 외친다.
그러나 시간은 거스를 수 없다.
오늘, 우리는 본다.
꺼져 가는 불꽃을,
흩어지는 잿빛 흔적을.
그리고 뜨겁게 외친다—
잘 가라, 돌아오지 마라.
새로운 바람이 불어오고
낡은 이름은 사라지리라.
이제, 밤이 걷히고 새벽이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