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동봉철) 님의 침묵 (부제: 만두의 침묵)

만두 한 알이 식어간다
따스함이 서서히 사라지고
그 속의 고요함만이 남는다
전혀 다른 언어로 말하려 했지만
침묵은 그 무엇도 대신하지 못했다
소리 없이 흘러내린 눈물처럼
그 만두는 조용히 자리를 차지하며
세상에서 가장 큰 소리로 울고 있었다
그러나 누구도 그 소리를 듣지 못했다
입 안에서 풀어지듯 흩어지는 속삭임
마지막으로 남긴 향기마저
짙은 그늘 속으로 사라져
모두가 돌아선 후
그 침묵 속에 남겨진 것은
차가운 공기뿐이었다
여기, 이 작은 만두 속에
끝없이 떠도는 이야기가 있다
하지만 그 누구도 물어보지 않고
그 누구도 귀 기울이지 않으니
침묵은 계속된다.
단 한 번이라도 그 소리를 들을 수 있다면
그 침묵이 풀리리라,
하지만 오늘도 만두는 고요히
그 자리에 남아 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