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동봉철) 퇴장으로 지쳐버린 산프레체에 비수를 꽂다

산프레체, 그 이름 속에 담긴 꿈은
이젠 흐릿한 기억처럼 남았다
초록의 풀밭, 붉은 유니폼 속
그들의 숨결은 점점 더 느려지고 있었다
패배의 냄새가 짙어지고
퇴장의 그늘이 짙어지며
한 걸음 한 걸음, 그들은 점점 더
자신을 잃어갔다
그때, 비수는 조용히 다가왔다
차가운 공기 속에서 번뜩이며
심장 한가운데를 향해 날아갔다
그것은 절망이었고, 무력함이었다
산프레체, 그들은 얼마나 더
그 날의 비수를 견뎌야 했던가
이제 그들의 꿈은 허공 속에서
조용히 산산이 부서지고 있었다
무대의 불빛이 꺼지기 전,
그들은 그 누구보다 먼저 사라져갔다
비수는 그들을 끝내 가두었고,
산프레체의 흔적은 이제
흔들리는 그라운드 위에만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