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됸봉철) 날 사랑하지 않아서 떠난다고 폭싹 쏙았쑤다

폭샥 속았수다
폭샥 속았수다,
내 마음 속 깊은 곳에 꽃이 피었을 때,
그 꽃은 언젠가 시들 것이라
알고 있었는데도 믿었수다.
그대의 말 한 마디에
하늘이 열리고, 별들이 빛났다고 느꼈지.
눈빛에 숨겨진 날카로운 가시들을
보지 못하고 한 걸음 더 내딛었수다.
폭샥 속았수다,
모든 것이 진심이라 믿었을 때,
그대는 미소를 지으며
내 손을 놓았고,
그 순간 나는 알았지.
기다림이란 이름의 빈자리가
내 가슴을 채울 수 없다는 걸.
그대가 떠난 자리에 남은
한숨만큼 무겁고 찢어지는 고통을
난 그대로 품고 살아가고 있수다.
폭샥 속았수다,
그대의 거짓말 속에 나는
진실이라 믿고 눈을 감았고,
결국 눈을 뜬 그곳엔
아무것도 남지 않았수다.
그대가 떠난 자리는 여전히
빈 공간이 되어 나를 아프게 하고,
나의 바람은 그대에게 닿을 수 없는
멀고도 먼 곳으로 날아갔음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