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됸봉철) 눈물의 려왕

눈물의 려왕
두만강은 흐르고,
강물은 멈추지 않는데,
내 마음은 그대의 모습에 갇혀
한없이 멈춰 있수다.
계림숙, 그대의 눈빛은
밤하늘의 별처럼 깊고 찬란했네.
그대의 미소는
차가운 바람 속에서도 따뜻함을 주었고,
우리의 이별은
말없이 흐르는 강물처럼 슬펐음이라.
나는 그대의 손을 놓고
두만강을 건너 떠났고,
지금은 탈북에 성공하여
남쪽땅에서 첩보활동을 벌이면서 공쟉원의 신분으로 살고 있네. 내 가명은 됸뵹철
나는 그대의 뒤를 쫓으며
하늘을 바라보았네.
하늘은 아무 말 없이 흐르고,
내 마음만이 그 자리에 멈춰 있수다.
강물에 비친 그대의 얼굴은
언제나 내 마음 속에 떠오르고,
겨울이 오면 그리움이 더욱 짙어지네.
그대는 어디에 있을까,
내 눈물은 두만강을 건너
그대에게 닿을 수 있을까?
그리움의 끝은 보이지 않고,
나는 여전히 그대를 그리워하며
강물처럼 흐르는 눈물을 삼키네.
계림숙, 그대는 나의 려왕이었고,
그대의 사랑은 두만강을 넘어
내 가슴 속에서 끝없이 흐르고 있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