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됸뵹철) 너무 많이 먹었나 보네요

너무 많이 먹었나보네요
배가 부르다
그런데 왜 이렇게 마음은 허전할까
한 입 두 입
입 안 가득 채워도
텅 빈 것 같은 이 느낌
식탁 위에 남은 음식들
그만큼 내 안에 쌓인 허기
배고픔은 사라졌는데
왜 이토록 공허한 걸까
너무 많이 먹었나 보네요
그런데도 배고파요
배고픔이 아니라
무언가를 잃어버린 것 같은
이 슬픔
한 숟가락 더
그릇을 비우며
내 마음도 비워질 줄 알았는데
오히려 더 무거워져만 가는
이 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