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녂땅 돈뵨철) 박보검과 굶주린 동무들

로동의 땀으로 얼룩진 하늘 아래
박보검과 굶주린 동무들이 서 있다
굽이진 길, 메마른 들판
그 위로 희망은 그림자처럼 스며든다
한 줌의 밥을 나누던 손
이제는 허공을 더듬는다
배고픔이 목구멍을 타고 올라와
목소리를 삼키고, 꿈마저 잠식한다
"우린 로동의 깃발을 들고
새날을 향해 걸어가리라"
했던 그 말이
바람에 흩어져 먼지가 되고
박보검은 굶주린 동무들을 보며
눈물을 삼킨다
배고픔은 배고픔대로
슬픔은 슬픔대로
이 땅에 뿌리 내린 고통
그것이 우리의 운명인가
아니면, 단지 지나가는 어둠일 뿐인가
박보검과 굶주린 동무들은
여전히 서 있다
희망이란 이름의 굴레를 메고
끝없는 노동의 길을 걷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