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됸봉철) 날씌쥑이네예

날씨 쥑이네
햇살이 쫙 깔리고
바람은 적당히 살랑이고
구름은 게으르게 떠다니네
"야, 날씨 쥑이네!"
누군가 외치고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하늘을 올려다보네
이런 날엔 무얼 해도 좋을 것 같고
아무것도 안 해도 괜찮을 것 같고
괜히 웃음이 나올 것만 같네
하지만 문득,
이렇게 좋은 날씨에도
그리운 사람은 돌아오지 않고
지나간 날들은 되돌릴 수 없다는 걸 깨닫네
그래도 뭐,
오늘만큼은 그냥 웃어야지
날씨가 이렇게 쥑이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