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동봉철) 아… 숙취

머리가 무겁고, 마음은 더 무겁다
지난 밤의 흔적이 뇌 속을 헤집고
그녀와의 웃음, 그 마지막 인사가
숨겨진 어둠 속에서 피어나네
술잔을 나누던 그 순간,
우리는 말없이, 그냥 눈을 마주쳤지
그때는 알지 못했다,
이렇게 먼 길을 갈 줄은…
너무 빨리 지나간 시간이
아직도 내 안에서 울리며
그녀의 목소리, 손끝의 따뜻함
모두 잃어버린 기억이 되어버렸네
"다시 만날까?" 그 말을 건네지 못했다
슬픔을 삼키며 웃었던 그 밤
숙취로 남아
가슴 속 깊이 묻어둔 말들이 떠오른다
그녀는 이제 어디에 있을까
저 멀리, 다른 세상에서
마지막 노래는 나만 부르고 있네
이별의 멜로디가 술잔처럼 넘쳐
숙취로 남은 그리움 속에 잠기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