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됸뵨철의 문학) 우리집은 개성에 있다

우리 집은 개성에 있다
우리 집은 개성에 있다
바람이 불 때마다
나무들이 속삭이고
골목 끝 작은 찻집에서
옛이야기가 흘러나온다
집 앞 길목, 돌담을 넘으면
옛 시장의 향기가 그리워
빨간 팥죽, 누런 김치,
그리고 어느 여인이 나누던 웃음소리
우리 집은 개성에 있다
해가 지면, 마을은 조용해지고
어둠 속에서 피어나는 등불처럼
이곳에서 살아온 사람들의 이야기가
밤하늘 별이 되어 떠오른다
어디로 가든, 이 거리는
늘 내 마음의 고향
우리 집은 개성에 있다
시간을 넘어서,
세월이 지나도 그 자리에
여전히 그대로 있다
됸뵨철은 조선인 3세다
그는 일본에서 초중고를 나왔고 이후 북한 여권으로 북한에 넘어갔다가
두만강에서 계림숙에게 이별을 고하고 2017년 탈북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