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소라는 말

쿠소라는 말
입 안에 맴도는 그 한 마디,
"쿠소"라는 말이 스르륵 빠져나간다
뱉고 나서야 알았다,
그 말이 어떤 걸음을 뗀 것인지
어디서 들었는지,
어디서 배웠는지 모르겠지만
언제나 가장 편한 말이 되어
내 입술에 흐르곤 했다
그 말 속에 숨은 마음
피할 수 없는 울분과 분노,
속이 터질 듯한 답답함이
그저 한 마디로 튀어나왔다
하지만, 그 말은
결국 나를 향해 돌아오고
다시 내 가슴 속에서 맴돌며
그 자체로 아프게 남는다
"쿠소"라는 말이
언제부턴가 자꾸만 떠오르고
그 말 뒤에 숨은 모든 것들이
나를 지우는 듯해
나는 다시 숨을 고른다